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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미 경기 재침체 - 유로존 재정위기 불안 증폭
ㆍ재정긴축 경기둔화 우려·실물 지표 악화 타격


세계경제의 가장 큰 불안요인 두 개가 동시에 불을 뿜으면서 글로벌 증시를 뒤흔들었다. 미국 부채한도상한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인 1일 미국의 더블딥(Double Deep·경기가 잠시 회복했다가 침체하는 현상) 우려와 유로존 재정위기가 불확실성을 증폭시킨 가운데 주요국의 실물 경제지표 하강 소식도 잇따르면서다.

유럽 증시는 4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일주일 만에 10.1% 폭락했고, 미국 증시도 6.3% 급락했다. 유럽의 경우 12개월, 미국은 8개월 만의 최저치다. 세계 주가는 6.51% 떨어졌다.

■ 1일 “미 제조업지표 부진”

미 다우지수와 유럽 증시는 전날 밤 미국의 부채한도상한 협상 타결 소식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 의회 최종표결을 앞두고 부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결국 동반 하락했다. 특히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제조업지수가 2009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부진하게 나온 것도 경계감을 키웠다.

다우지수 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0.09%(10.75포인트) 떨어졌고, 유로존 채무에 대한 불안감까지 가세한 유럽 증시는 영국 FTSE 100지수(-0.70%), 독일 DAX 30지수(-2.86%), 프랑스 CAC 40지수(-2.27%) 등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불안한 전조를 보였다.

제조업지표 부진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원유 수요둔화 우려로 국제 유가가 일제히 떨어지고, 미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 2일 “긴축안, 경기둔화 우려 확산”

미 연방정부의 부채상한증액 타결안이 상원에서 통과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까지 했지만 미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2.19%나 떨어지며 심리적 저지선인 12000이 붕괴됐다.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 우려는 사라졌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부채상한을 증액하는 대가로 공화당의 ‘증세 없는 대규모 재정지출 감축안’을 받아들이면서 미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또 디폴트 마감시한에 임박해서야 극적으로 합의에 이른 미 정치권의 리더십 실종도 미국 경제의 신용도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는 등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불안감도 시장을 자극했다. 여기에 미 상무부가 “6월 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2% 줄어 2009년 9월 이후 처음 감소세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럽 시장도 미국의 경기회복 둔화 우려에다 유럽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 소식의 영향을 받아 급락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0.97%, 독일 DAX 30지수와 프랑스 CAC 40지수도 각각 2.26%, 1.82% 등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닛케이지수(한국시간 3일 기준)가 2.11% 떨어지는 등 아시아 증시도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동반 하락했다.


■ 3일 “유럽 재정위기 고조”

유럽 증시가 4일 연속 하락하는 등 추락을 거듭했다. 미국발 악재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번지고 있는 재정위기 우려가 직격탄이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각각 6.13%, 6.28%를 기록,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이 수개월간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는 데다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영국 FTSE 100지수가 2.34% 폭락했고, 독일 DAX 30지수와 프랑스 CAC 40지수 역시 각각 2.30%, 1.93% 떨어졌다. 이날 유럽 주요 증시들의 지수는 11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공장주문지수, 서비스업지수 등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콘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 등 전직 이사들이 3차 양적완화의 필요성을 권고하면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폭 상승했다. 9일 만의 반등이었다.

7월 미국의 민간 비농업부문 고용은 11만4000명 증가해 전문가들의 전망치 10만명을 웃돌았지만 전월의 증가 규모 14만500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업지수와 공장주문 실적은 모두 하락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엔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지나친 엔고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 4일 “미 3분기 성장률 1.5% 전망”

미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4.31%(512.76포인트) 폭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4.78% 급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5% 넘게 떨어졌다. 뉴욕시장에서 주가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재정긴축에 따른 경기둔화 전망이 이어진 데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상한 데 따른 공포심 증폭이 직격탄이었다. 시장불안을 보여주는 ‘공포지수(VIX)’는 ‘레드존’인 30을 훌쩍 뛰어넘으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가 올 3·4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1.5%로 1%포인트나 낮추면서 시장을 자극했고,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 시장 역시 폭락 추세가 이어졌다. 재정위기 확산 공포와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지배했다. 영국 FTSE 100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3.20% 떨어졌고, 독일 DAX 30지수와 프랑스 CAC 40지수도 각각 3.52%, 4.02% 폭락했다. 유럽중앙은행이 향후 경기회복 둔화 전망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 5일 “미국 고용지표 다소 개선”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보다 일자리가 11만7000개 증가했고, 지난달 실업률은 9.1%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두 달 동안 고용지수가 개선된 것이다.

고용지표 회복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 수 있어 더블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페인 중앙은행인 스페인은행은 올해 2·4분기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성장률(추정치)이 1·4분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052204285&code=9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