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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이야기-1편

category 일상생활/예윤이의 작품들 2013. 4. 15. 18:41

봄이지만 아직 쌀쌀한 4월이다. 벚꽃도 아직 제대로 못 피고 할 것이 별로 없다.

길을 걸어 다니기만 하면 발밑에는 꽃잎은 없고 낙엽만 가득했다.

나는 그런 쌀쌀한 봄이 싫다. 얼른 반팔입고 친구들이랑 뛰어놀고 싶다.

 

오늘따라 기분이 다른 날에 비해 엄청 싫었다. 바람이 너무 불었다. 오늘이 그 나무 심는 식목일 인데 말이다. 사실 나무는 심지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귀찮다. 그런 것이 귀찮은 듯이 우리집 마당에는 정원도 화분도 없다. 심기, 물주기, 키우기 귀찮기 때문이다.

 

어느 날에 있었던 일이다. 잡초들로만 가득했던 우리집 마당에 민들레 하나가 피었다.

어디서 씨앗이 날아왔는지, 우리가 흙을 담을 때 실수로 민들레 씨가 들어 있었는지 도대체 이 민들레가 어떻게 우리집에 피어있었는지 몰랐다.

 

엄마 아빠는 민들레가 어떻게 여기에 피어있는지 궁금해 하면서 민들레가 용케도 살아있다고 말하셨고, 내 남동생 팔두랑 내 여동생 팔나는 민들레가 예쁘다고 자꾸 만졌다.

 

내 이름은 강팔희이다. 가끔 친구들이 내 이름을 부를 때 '파리'처럼 들려서 내 이름이 이상하다고 느낀적도 있다.

내 남동생 팔두는 5살이다. 어린 남자답게 장난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내 여동생 팔나는 내년에 학교가는 7살이다. 어린 팔두랑 차이나게 얌전해도 너무 얌전하다.

 

소개가 길었다. 이젠 본격적인 민들레 이야기이다.

민들레가 우리집 마당에 피어있는 것을 본 후부터 나는 갑자기 왠지 길거리에 가득한 민들레에 관심이 많아졌다. 아까는 민들레를 꺾어서 꽃잎 하나 하나 다 뽑아내면서 꽃잎 수를 세었지, 또 그다음 민들레 줄기를 잘라보기도 하였다.

 

내가 왜 그런 짓을 자꾸 할까? 분명 할 것이 없어서 길거리에 민들레가 많아서 민들레에 손을 덴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민들레를 보니 민들레가 너무 외로워 보였다. 나는 결국 민들레를 구해서 곁에 심어주기로 하였다. "어디 가, 언니?" 팔나가 물었다. 아빠는 회사가느라 바쁘고, 엄마는 아르바이트 가느라 바쁘다. 그래서 집에는 약 5시간 동안 나, 팔나하고 팔두만 남아있었다.

 

"응, 우리 마당에 피어있는 민들레에게 친구 만들어줄려고. 언니 단숨에 갔다 올게." "약속이지? 거짓말 아니지?" "응, 약속이야." 나는 별로 필요없고 귀찮은 약속 손가락걸기를 재빨리하고 민들레꽃이 많은 곳으로 뛰어갔다.

그 곳에는 민들레가 많았다. 나는 앗싸하며 민들레 3송이를 뿌리채 뽑아서 집으로 돌아와서 저절로 생긴 민들레 곁에 심어주었다. 이제는 좀 민들레 4송이가 행복해보였다.

 

그러고 이틀 지나고 4월 8일날 봤는데 새로 심었던 민들레 3송이가 시들어있었다. 뭔가가 뜨끔하였다. 아마도 새로 심겨진 흙이 적응이 안 되었나보다.

 

다음 날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민들레 9송이를 뿌리채가 아닌 모종처럼 흙이랑 같이 옮겨다가 우리집 민들레 곁에다 심었다. 엄마의 도움은 효과가 있었다. 이틀째까지 잘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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