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민들레 이야기 - 4편

category 일상생활/예윤이의 작품들 2013. 7. 2. 23:05

다음날 나는 가족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실대로 말하였다.

다행히 모두 다 화내거나 불길한 표정을 짓거나 하지 않았다.

아침 운동을 하러 팔나, 팔두와 나는 나왔다. 우리는 모두 하나같이 민들레를 보았다. 팔나는 어제처럼 민들레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어? 또 하나가 빠졌어! 도뚝이 와서 훔젔나바. 에이. 설마 민들레를 훔치겠어?

그러자 팔두가 말하였다. 아 맞따! 어젯 빰에 팔뚜가 끈끈이 주꺽 짤려져 있는 게 민뜰레 한 송이에 붙떠있는 꺼 봤떠.

갑자기 엄마의 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아아! 반지가 없어! 도둑 들었어!

나는 상황을 다 파악했다. 도둑이 우리집에 들어와서 엄마의 반지를 훔치고 어두워지자 담장을 더듬으면서 가다가 끈끈이 주걱이 붙어있는 민들레를 밟고 한쪽 발이 안 움직여지니까 발을 힘껏 빼다가 민들레를 뿌리채 뽑아서 도망간 것이다.

나는 팔나랑 팔두 얼굴을 보았다. 팔두 얼굴은 진지해 보였는데 팔나 얼굴은 기죽어 보였다.

팔나야, 왜 그래? 언니 언니! 나 진짜 오늘 새벽에 마당을 돌다가 민들레가 신발에 붙었나봐.... 그리고 엄마 반지 예뻐서..... 내일 애들 보여줄려고 내 가방에 넣었어..... 팔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해서 일은 해결되었다.

나는 민들레와 함께하는 추억을 꺼내고 2페이지를 펼쳤다.

4월 14일 일요일 날씨: 아침이라 살짝 쌀쌀함.

오늘 아침에 엄마께서 잃어버린 반지랑 하나 없어진 민들레에 대한 사건은 해결되었다.

이 똑똑한 나 덕분이지!

난 처음에 도둑이 들었다고 해석했는데 결국 팔나 때문이라고 알게 되었다. 팔나가 오늘 새벽에 마당을 돌다가 민들레가 신발에 붙어 떨어지고 엄마 반지는 팔나가 내일 친구들 보여줄려고 가지고 간 거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이제 민들레가 여덟 송이 밖에 안 남았다....

아이고, 아이고..... 그 여덟 송이라도 잘 키워봐야지.....

다음 날, 나는 학교로 가서 쉬는 시간 10분 동안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중간에 효기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한번 좋아하는 꽃 얘기 해볼래? 우리 모두그래!

청연이가 먼저 말하였다. 난 벚꽃이 좋아. 2등은 목련꽃이고.

그러자 효기가 난 목련꽃이 더 좋은데.이랬다.

그러자 장난스러운 미고가 히히. 파리는?라고 했다.

난 야! 파리가 아니고 팔희라니깐!

난 좋아하는 꽃이 분명하다. 그리고 난 좋아하는 꽃이 옛날엔 연꽃이였는데, 지금은 민들레야.

갑자기 효기가 뭐? 진달래도 아니고 민들레?라고 했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벌렁 누웠다.

민들레가 그렇게 하찮은 건가?

'일상생활 > 예윤이의 작품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레 이야기 - 6편  (0) 2013.07.02
민들레 이야기 - 5편  (0) 2013.07.02
민들레 이야기 -3편  (0) 2013.07.02
민들레 이야기-2편  (0) 2013.04.22
민들레 이야기-1편  (0) 2013.04.15